우리카드 황승빈, 한국전력 하승우, OK금융그룹 황동일(왼쪽부터). 사진 | KOVO, 한국전력 배구단 트위터, OK금융그룹 배구단 트위터
2022~2023시즌 V리그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시즌을 끝낸 뒤 긴 휴식과 함께 새 시즌을 준비해온 각 팀들은 외국인 선수들이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담금질에 돌입했다.
각 구단 감독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취약 포지션 보강이다. 주전급을 영입하는 것은 물론이고 6개월간 진행되는 장기 레이스에 대비해 대체 자원의 확보도 중요하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조용히 끝난 가운데 트레이드를 통한 선수 교환은 비교적 활발하다.
비시즌 동안 남자부에서 관심을 끈 포지션은 세터다. 트레이드의 중심에 경기운영을 책임지는 세터가 자리한 것이다.
가장 적극적인 구단은 우리카드다. 4월 말 삼성화재와 트레이드를 통해 황승빈(30)을 영입하며 세터 연쇄 이동의 출발을 알렸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정상에 오르기 위한 조건으로 ‘세터의 안정화’에 방점을 찍었다. 주전 세터 하승우(27)는 기량은 뛰어나지만 잘 할 때와 못 할 때의 기복이 있었다. 황승빈 영입으로 세터진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주전 경쟁은 불가피하다. 8월 순천에서 열린 KOVO컵에서는 하승우가 부상으로 빠졌고, 황승빈이 기회를 잡았다. 황승빈은 팀에 빠르게 녹아들었고, 신 감독의 눈높이를 어느 정도 맞췄다. 거기다 주장까지 맡겼다.
황승빈을 보낸 삼성화재는 노재욱(30)에게 힘을 실어줬다. 지난 시즌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그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것이 새 사령탑 김상우 감독의 복안이었다. 김 감독과 노재욱은 성균관대 시절 사제지간으로 서로를 잘 안다.
KOVO컵에서 준우승한 한국전력은 세터 보강이 절실했다. 결승에서 대한항공에 0-3 완패를 당했던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보완해야 할 점은 세터”라고 힘주어 말했다. 권 감독은 김광국(35) 혼자 한 시즌을 커버하기 벅차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2명의 주전급을 보유한 우리카드와 선이 닿았다. 한국전력은 KOVO컵에서 라이징 스타로 선정된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김지한(23)과 리베로 오재성을 주고, 하승우와 리베로 장지원(21)을 받았다.
OK금융그룹은 세터 권준형(33)이 아킬레스건 파열로 일찌감치 전열에서 이탈했다. 세터를 보강한 한국전력에 트레이드를 제안했는데, 타이밍이 맞아떨어졌다. OK금융그룹은 미들블로커(센터) 정성환(26)을 보내고 세터 황동일(36)을 받았다. 황동일은 주전 세터 곽명우(31)와 경쟁하게 된다.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황동일이 30대 중반이지만 세터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 백업도, 주전도 모두 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