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라꼬 오랫만에 식구들이랑
외식하러 중국집 갔거덩
내가 한턱 쏜다카고 짜장면 시킸는데
이것들 반응이 별로인지라
할수읎이 탕슉 한 개 묵고십나 캤더니
4명 머구리가 폭풍 상하운동 하더라꼬
캐서 소짜로 한개 추가 주문
나머진 짜장이나 짬뽕 다양하게 시키라꼬
ㅅㅂ꺼 물가가 얼매나 올랬는지
탕슉 소짜가 2만5천원
소주 한 병이 5천원에 4병이믄 또 2만원
부먹으로 해달라 캤드니
큰아들놈이 지는 찍먹인데예 요ㅈㄹ
눈치읎는 마눌탱이 그카믄 찍먹 묵어야제
눈치 쪼매 있는 막내 딸냔은
민주적으로다가 다수결로 하입시더 요ㅈㄹ
야 이 냔아,
느그가 말하는 민주주의는
돈은 내가 내고
메뉴는 느그가 고르는 게 민주주의가
취업도 몬하고 알바나 하는 주제에
(물론 생활비는 걷지만)
차마 말은 몬하고
느그 멋대로 하시덩가요
근데 나만 부먹이고 두 놈이 찍먹이네
기권 한 놈, 손 두 번 들어 무효 한 놈
참 집구석 색깔도 다양키도 허다
옛날이 좋았제
짜장으로 통일, 부먹으로 통일
하믄 끝인데
이래서 민주주의가 ㅈ같다 카이
결국 찍먹으로 시킸는데
내가 누고
내 사전에 포기가 없다 이눔들아
왜? 사전이 없거덩
그래 내가 화장실 가는 척
주방에 가서 부먹으로 바꿨뿟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드뎌 부먹이 딱 나오니까
이것들이 얻어묵는 주제에
눈알이가 실실 돌아가네 ㅋㅋㅋㅋㅋㅋ
아부지 이거는 아인데예 와 꼼수를 씁니껴
카길래 열이 확 받아가꼬
아까 느그가 부정 투표했자나
카믄서 고함 질렀더니
작은아들눔이
인자 아부지는 우리 아부지 아입니더 카네
그래 내가 짜장면 그릇 쎄리 엎어뿔고
야이 자슥아 그기 애비한테 할 소리가
카믄서
지금부터 계엄령을 선포한다이
느그 중에 누가 부정투표 모의했는지
빨리 불어라 시키드라
내가 가장으롯써
내 집안을 다스리야 되겄다
그카니까 막내딸냔이
아부지한테 가족 저항권을 발동합니더
카믄서 물수건을 머구리에 덮어 쓰고
백골단 흉내를 내고 댐비네
근데 갑자기 주인하고 주방장이
국자들고 댐비더니
날 쫓아냈쓰
야이 ㅅㅂ끄
느그가 먼데 날 쫓아내노 캤더니
할배요 우리가 계몽군이요 카네
아 이런 ㅈ가튼 세상이 있나
설날에 특식도 못 묵게 생깄네
하, ㅅㅂ꺼
중국집 싯긔들은
공산당 뺄개이라 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