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수도방위사령부 1방공여단 장병들이 26일 서울의 주요 방공진지에서 레이저 대공무기 ‘천광’을 점검하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세계 최초로 대드론 방어용 레이저무기 실전배치…" 빛의 속도로 날아가 소리 없이 명중"
고출력 빔 이용 멀티콥터 등 정밀 타격 …1회 발사비용 약 2000원 효율성 탁월
방공지휘통제경보체계와 정보 연동…육군수방사 "빈틈없는 방공태세 유지"
운용요원 단 3명,모든 임무 가능…조이스틱으로 레이저 빔 발사
레이저발진기 출력 확대 진행 중…기술체계 숙련도 확보 등 과제도
우리 군이 북한의 소형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침투할 경우 요격 임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최첨단 레이저 대공무기 ‘천광(天光)’을 서울 도심에 실전배치했다.
올 연말 처음 양산에 들어간 천광은 수도 서울의 영공을 방어하는 육군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에 전군 최초로 배치됐다. 수방사는 이번 천광 도입으로 북한의 무인기 도발에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육군수도방위사령부 1방공여단 장병들이 26일 서울의 한 방공진지에서 천광을 운용하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세계 최초로 대드론 방어용으로 실전배치한 레이저 대공무기는 신속성·경제성 등에서 기존 무기와 차별화되는 강점을 지니고 있어, 우리 군의 방공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방사청은 지난 7월 양산 착수 회의 당시 "세계 최초로 레이저 무기를 군에 실전 배치·운용하는 선도국가가 됐다"며 북한 무인기 도발 대응 능력 강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군사비 절감과 방공 능력 극대화를 동시에 이루는 선택으로, 대한민국 방공 전략의 진화를 의미한다.
수방사는 지난 26일 북한의 소형 무인기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레이저 대공무기 ‘천광’을 서울에 실전 배치했다고 밝혔다. 천광은 고출력 레이저 빔을 이용해 적의 소형 무인기와 멀티콥터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최첨단 무기다. 기존 물리적 요격이나 전자적 무력화 방식의 단점을 보완해 더 정교한 방어를 가능케 한 혁신적 체계를 갖췄다는 평가다.
북한이 실질적으로 무인기를 수도권 상공에 침투시키는가 하면, 은밀하게 남한 전역에 무인기를 정찰용으로 보낸 사실이 발각되는 등 북한 도발이 점점 정교해지는 상황에서 서울을 비롯한 우리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새로운 방어체계로 주목받고 있다.
탄약 없이 전기만으로 운용되는 레이저 무기다 보니 소음이 거의 없어 적에게 총탄 소음으로 발각될 일이 없다. 1회 발사비용이 약 2000원에 불과해 효율성도 뛰어나다. 방공지휘통제경보체계와 연동해 실시간으로 표적정보를 수신, 위협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제거할 수 있다.
천광은 ‘스타워즈’ 같은 SF 영화처럼 레이저 광선을 사용한다. 광섬유에서 생성된 레이저로 표적을 타격해 무력화하는 무기체계다. 영화처럼 발사된 레이저가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다.
레이저 대공무기 ‘천광’ 운용 개념도. 방위사업청 제공
천광의 가장 큰 강점은 정밀성과 빠른 대응 속도다. 고출력 레이저를 활용해 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표적이 작거나 빠르게 이동하더라도 레이저 빔을 통해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유효사거리 내에서 실시간 탐지와 타격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 적의 소형 무인기와 멀티콥터에 최적화된 무기다.
경제성과 지속성도 상당하다. 발사 비용이 약 2000원에 불과하기에 기존 방공체계 대비 월등히 경제적이다. 탄약 없이 전기만으로 운용, 지속적인 작전 수행을 할 수 있다. 소음이 없다는 것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레이저 무기의 특성상 소음이 없어 적에게 발각되지 않고 은밀하게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이는 도심에서 방공 작전을 수행할 때 민간에 불필요한 공포심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천광의 성공적인 실전 배치를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 새로운 기술 체계에 대한 장병들의 숙련도 확보, 주요 거점 지역으로의 추가 배치, 그리고 기존 방공 체계와의 연계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승태(중위) 레이저대공무기중대 소대장은 "대공포 오리콘을 사격하기 위해서는 운용요원 10명이 필요했다"며 "하지만 천광은 3명이면 사격 준비부터 타격까지 모든 절차를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용창(상사) 수방사 전력부사관도 "천광은 자동추적(Lock on)을 걸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대로 레이저가 발사된다"며 "정확성은 다른 무기와 비교하면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레이저 대공무기 체계개발사업은 2019년 8월 시작돼 약 871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협력으로 개발된 이 무기는 실사격 시험에서 100\% 격추에 성공하며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 무기는 방위사업청 한국형 스타워즈 프로젝트의 첫 번째 사업으로, 지난 7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캠퍼스에서 양산 착수 회의를 통해 본격적인 대량 생산에 들어갔다.
육군은 지난 10월 4일 충남 계룡대 비상활주로에서 올해 전력화하는 최신예 무기 4종을 공개하는 전력화 행사를 개최했다. 소형무장헬기(LAH) ‘미르온’ 등과 함께 이날 대내외에 공개된 첨단 전력화 장비 중 하나가 바로 ‘천광’이었다. 북한의 전방위적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육군의 첨단 신규 장비로 소개된 ‘천광’에는 적 소형무인기와 드론을 단시간에 파괴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현재 방사청은 핵심 구성품인 레이저발진기의 출력을 수백 킬로와트 수준으로 높이는 추가 기술 사업도 진행 중이다. 향후 천광이 항공기·미사일 등 대형 항적을 대응하는 레이저무기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근적외선 영상카메라로 촬영된 천광 타격 장면. 방위사업청 유튜브 화면 캡처
천광의 실전 도입은 다양한 의미를 시사한다. 먼저 수도 서울 방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서울은 인구 밀집도가 높고 중요 군사시설이 많은 지역으로, 북한의 우선 타격 목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천광’의 배치는 이러한 위협을 억제하고 도심 방공 체계를 강화하는 상징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아울러 북한의 심리전 차단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무인기를 활용해 한국군의 방공망을 시험하거나 심리적 압박을 가해 왔다. 그러나 ‘천광’의 실전 배치는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대응 능력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는 역할을 한다.
천광 운용 장병들은 실전 상황을 가정한 훈련을 반복하며 비사격 절차를 숙달하고 있다. 적을 식별하면 화면에서 정보를 확인, 즉각 천광으로 이동해 레이저로 적 무인기를 무력화하는 과정이 신속하게 이뤄졌다.
김정훈(상사) 레이저대공무기중대 부소대장은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익히고 팀원들과 협력해 최상의 방공태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서울 하늘을 지키는 최전선에서 임무를 수행한다는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조작과 관련해 "조이스틱으로 조작할 수 있어 적응이 쉬웠다"며 "자동장치 덕분에 적을 식별하고 격멸하는 과정이 간단하고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김호복(중장) 수방사령관 직무대리는 "서울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추가 배치해 방공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최첨단 방어체계로 수도권 하늘에서 적의 도발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겠다. 수도 서울 하늘을 지키는 여러분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새로운 무기체계를 철저히 숙지하고 완벽히 운용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춰 달라"고 장병들에게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