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은 병자호란을 종결시키기 위한 화의교섭을 통하여 명과의 국교를 끊고 청조로부터 「조선국왕」으로 책봉받을 것을 약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청 태종은 인조 15년(1637) 11월에 龍骨大·馬夫太 등을 사신으로 보내어 인조를 「조선국왕」으로 책봉함으로써 군신관계를 재확인하였다.481) 이로부터 조선은 청국의 속국임이 확인된 셈이다.
일본군 앞에서 풍전등화 같은 나라를 천병(天兵)을 보내 구원해줬으니 명나라는 재조번방(再造藩邦·제후국을 다시 세워줌)의 황국이었습니다. 선조는 임진왜란 종전 후 명군 총사령관 만세덕이 귀국하게 되자, 만세덕이 볼 수 있도록 서둘러 ‘再造藩邦’ 네 글자를 써서 내려보내기도 했습니다.(1599년 10월 5일 ‘선조실록’)
그리고 명 황제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만절필동(萬折必東)’이라는 네 글자를 잊지 않았습니다.(1637년 5월 28일 ‘인조실록’, 김상헌의 상소문) 만절필동은 ‘황하가 만 번 휘어도 결국 동쪽으로 흐르듯, 황제 폐하를 향한 충성은 변치 않는다’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