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친이준석계 김철근 사무총장을 허 대표가 경질하면서 표면화된 개혁신당 내홍이 한 달째로 접어들었습니다. 급기야 오늘은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각자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는 상황까지 치달았습니다. 천하람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이준석계 지도부가 허 대표의 직무 정지를 의결한 뒤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고위를 열었죠. “바야흐로 대행의 시대”(천하람 원내대표)라면서요. 같은 시각 허 대표는 국회 본청에서 최고위를 주재했습니다. 이준석계 지도부 측은 허 대표 파면을 결정하는 당원 소환투표를 오는 24일부터 이틀간 진행할 방침인데요. 허 대표는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을 시사하며 끝까지 싸울 거라고 합니다. 당내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까지 번질 조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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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대표 측은 개혁신당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학교폭력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허 대표는 이 의원으로부터 "아무것도 하지 마라" "제발 가만히 있어라"라는 말을, 당 관계자로부터 "빈계지신(牝鷄之晨·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이라는 말까지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조대원 최고위원은 채널A에 "비공개 회의 녹취를 들은 아내가 허 대표 불쌍하다며 울었을 정도"라고 했습니다.
당을 이끌면서 부족했던 점들에 대해선 사과할지언정, '당을 망쳤다'는 평가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게 허 대표 측 입장입니다. 오히려 당 지지율이 올라야 할 시점에 이 의원이 명태균 리스크에 빠져 악재가 됐다고 덧붙였는데요. 국민의힘과 가깝게 지내는 것도 오히려 이 의원 쪽 아니냐고도 되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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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진 절체절명의 시기, ‘의석 3석’ 개혁신당은 집안싸움으로 최악의 위기를 맞았습니다. 양측은 법적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평행선을 달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 의원은 허 대표에게, 허 대표는 이 의원에게 결자해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매듭을 꼬이게 한 사람, 매듭을 풀 사람 모두 서로를 지목하고 있는 거죠.
'3석 작은 정당 내분도 해결 못 하면서 어떻게 한 나라의 갈등과 이해관계를 조정할 건가.' 조기대선이 치러진다면 개혁신당 후보는 이 질문에 어떤 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요. 나쁜 정치를 좋은 정치로 만들고 거대 양당 카르텔에 맞서겠다는 개혁신당의 정신, 최대 도전에 직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