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안팎 남성, 올해는 2천만원 전달…"비워내는 삶 실천"
지난 2019년 익명의 기부자가 울산시 북구 효문동 행정복지센터에 전달한 1천만원어치 상품권. 북구는 올해 기부한 수표는 개인정보 유출 우려로 사진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7일 밝혔다. 2024.11.7 [울산시 북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연합뉴스) 장지현 기자 = "풍족한 삶보다 비워내는 삶을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매년 11월 울산 북구 효문동에는 '얼굴 없는 천사'가 등장하곤 한다.
지난 4일 오전 10시께 효문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한 중년 남성이 그 주인공이다.
40대 후반∼50대 초반으로 보이는 이 익명의 남성은 센터 후문으로 들어와 동 복지팀장을 찾은 뒤 주머니에서 2천만원짜리 수표 한 장을 꺼내 전달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는 그의 기부는 2013년부터 매년 적게는 1천만원부터 많게는 2천만원까지 12년째 이어지고 있다.
기부자는 "풍족한 삶보다는 비워내는 삶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올해는 돈을 모으기가 쉽지 않았는데 좋은 곳에 써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효문동은 기부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정 기탁해 취약계층 생계비와 의료비 등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손낙균 효문동장은 7일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기부자의 꾸준한 마음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취약계층이 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