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95명의 생명을 앗아간 스페인 대홍수를 놓고 스페인 당국의 기후변화 재난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AP, AFP 통신 등 외신은 30일(현지시간) 스페인 발렌시아를 비롯한 남동부 지역에 전날부터 지속된 폭우로 인해 최소 95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발렌시아 지역에서 92명, 카스티야 라 만차에서 2명, 안달루시아에서 1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갑작스러운 폭우로 인해 대규모 홍수가 발생하면서 급류에 떠밀려 버린 실종자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져 구조 과정에서 추가 희생자가 나올 가능성도 크다.
스페인 기상청은 이번 홍수에 대해 “발렌시아에서 8시간 동안 내린 비가 이 지역의 지난 20개월 치 강수량보다 많다”고 밝혔다. 또 폭우와 함께 토네이도가 발생하고 우박도 떨어져 피해가 더욱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폭우로 인한 피해가 커진 것은 스페인 당국의 안일한 대응 탓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30일(현지시각) 스페인 우티엘 주민들이 홍수 피해를 입은 집 안팎을 청소하고 있다. AP, 뉴시스
실제로 스페인 기상청은 폭우 전날 아침 발렌시아 동부 지역에 적색경보를 발령했지만 지역 당국은 같은 날 저녁이 다 되어서야 대응 팀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에게 외출 자제 등 주의령을 내린 때도 전날 오후 8시 이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AFP는 “너무 늦은 조치였다”며 “상황을 모른 채 자동차를 몰고 나간 사람들은 도로에 갇히고 급류에 휘말렸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극단적인 폭우를 만들어낸 원인 중 하나로 기후변화를 꼽으며 “정부는 앞으로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는 극단적인 기후 현상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과 같은 폭우에 대비할 치수 시설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영국 뉴캐슬대 교수인 헤일리 파울러는 “우리의 인프라는 이러한 수준의 홍수를 처리하도록 설계돼 있지 않다”며 이번 폭우는 “기후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일깨우는 또 하나의 경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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